16개월 쌍둥이 아침밥. 그날 메뉴는 밥전, 무국, 김이었다. 밥전은 잘게 잘라서 유리 밀폐용기에 담아뒀다가 아침에 꺼낸다.

밥전을 안 먹는다
손에 쥐여줘도 안 먹는다. 한 입 물었다가 뱉기도 하고, 아예 손도 안 대고 트레이에 굴려놓기도 한다. 잘라놓은 크기가 문제인가 싶어 더 잘게도 잘라봤는데 결과는 같았다.

김에 말아주니 다 먹었다
그냥 두면 아침을 거를 것 같아서, 밥전을 김에 싸서 줬다. 그랬더니 먹기 시작했다. 결국 다 먹었다.

정확한 이유까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켜보면서 짐작한 건 이 정도다.
- 김으로 감싸면 손에 안 묻는다. 밥전만 집으면 눅눅해서 손가락에 들러붙는다
- 한 입에 들어가는 크기로 모양이 잡힌다. 흐트러지지 않으니 집기 쉽다
- 김 자체의 맛과 냄새가 붙는다
같은 재료인데 포장만 바꾼 셈이다. 안 먹는다고 메뉴를 바꾸기 전에 형태부터 바꿔보는 게 빠를 수 있다.
국은 무국
무국은 작은 용기에 따로 담았다. 건더기인 무는 푹 익어서 잇몸으로도 으깨진다. 국물까지 남김없이 비웠다.
밥 시간에는 실리콘 턱받이
우유만 먹던 때는 천 턱받이로 버텼다. 밥을 먹기 시작하니 그걸로는 안 됐다.
천 턱받이는 흘린 걸 흡수한다. 밥알과 반찬은 흡수가 안 된다. 턱받이 표면을 타고 그대로 굴러떨어져 무릎과 바닥으로 간다. 그래서 밥 시간에만 실리콘 턱받이(베이비뵨)로 바꿨다.

핵심은 앞으로 튀어나온 포켓이다. 입에서 떨어진 게 무릎까지 안 가고 여기서 멈춘다. 실제로 밥을 다 먹고 나면 포켓 안에 밥전 조각이 고여 있다.
목 뒤는 실리콘 구슬이 이어진 스트랩이라 칸 단위로 길이를 조절한다. 딱딱한 버클이 아니어서 하이체어에 뒤로 기대도 배기지 않는다.

세척은 천 턱받이와 비교가 안 된다. 물에 헹구고 털어서 걸어두면 끝이다. 천 턱받이는 하루에 몇 장씩 빨래통에 쌓였다.
그래도 다 막아주지는 않는다

기대치는 낮추는 게 맞다. 턱받이는 몸으로 가는 것만 막는다. 손에서 놓친 건 테이블과 트레이로 떨어지고 그건 따로 닦아야 한다. 김은 특히 잘 부스러져서 사방에 흩어진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벗을 수 있다. 다 먹었다 싶으면 뜯어서 트레이에 올려둔다. 목 스트랩이 부드러운 만큼 그런 면도 따라온다.

정리
- 안 먹을 때 — 메뉴를 바꾸기 전에 형태를 바꿔본다. 김에 말아주는 것만으로 다 먹은 날이 있다
- 우유만 먹을 때 — 천 턱받이로 충분하다. 흡수가 되니까
- 밥을 먹기 시작하면 — 실리콘 포켓형이 낫다. 고체는 흡수가 안 된다
- 쌍둥이라면 — 색을 다르게 살 것
- 기대치 — 몸은 지켜주지만 테이블은 못 지켜준다
천 턱받이를 버릴 필요는 없다. 우유 시간에는 여전히 천 턱받이를 쓰고, 밥 시간에만 실리콘으로 바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