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용실을 가서 겪은 MZ 미용사 이야기입니다. (사실 본인이 씹꼰대일 수도 있죠)

몇 달 전에 우연히 도보로 방문했던 미용실이 있었어요. 1인샵을 운영하는 남자 미용사였고, 실력도 좋고 가격도 무난했어요. 사람들이 없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대기하는 걸 싫어하거든요.
하나 아쉬운 점은 들어오고 나갈 때 인사를 안 하더군요. 미용실이 서비스업인 건 맞지만, 본인 기준으로 인사성은 큰 기준이 아니어서 괜찮았어요. 그래서 나갈 때 명함을 가져왔습니다.

명함에는 인스타그램 계정과 전화번호가 있었는데, 저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아서 전화로 토요일 오전 9시 30분으로 예약했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원래 예약은 DM으로만 받아요~”라고 하더군요. 그럼 명함에 전화번호는 왜 있는 건가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예약 당일, 9시 28분 쯤 도착했는데 미용실이 아직 오픈하지 않았어요. 이상하더군요. 가게는 9시부터 오픈한다고 적혀있었고, 9시 반 예약이니까 그때 맞춰 오나 하고 대기했죠. 그런데 9시 40분이 지나도 안 오길래 전화했더니 “네, 다 왔어요” 하고 끊더군요. 기다리다 보니 9시 52분에 도착했어요. 첫마디가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라니요? 9시 30분으로 예약된 게 맞죠?

이 상황에서 “죄송하다”는 말은커녕, 제가 너무 일찍 갔다는 식의 태도에 당황했어요. 요즘 눈가에 주름도 많이 생겼는데, 어리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망상까지 하게 되더군요.

아무튼, 이제 오픈했으니 미용실 준비도 안 되어 있었고, 바닥에 머리카락이 천지였어요. 겨우 준비하고 머리를 자르는데 “다음부터는 9시로 예약해주세요~”라고 하더군요. 9시 반이랑 차이가 있냐고 하니까 애매하게 지랄을 하는 거예요. 니가 늦어서 밀린 거 아니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멘탈 데미지 받을까 봐 참고 그냥 있었어요.

물론 다시는 갈 일 없는 미용실이지만, 미용실뿐만 아니라 이제 슬슬 MZ 웨이브가 온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의미는 그들이 주류가 되고, 나는 마이너가 된다는 거죠. 앞으로 이런 가게들이 많아질 거고, 제가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