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릅니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한 남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았습니다.
그 남자는 아내가 4년 전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아내는 그동안 사랑으로 가득했던 집안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되었고, 남편은 그를 지켜보며 무력함을 느꼈습니다.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남편은 아내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주방에 서서 미역국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멈칫했습니다. 미역국은 아내가 좋아하던 음식이었고, 그럴 틈도 없이 잊혀져 갔던 기억이었습니다. 아내가 미역국을 준비하는 모습은 남편에게 아내의 존재를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순간도 잠시, 아내는 미역국을 끓이는 방법을 잊어버린 듯 보였습니다. 남편은 곧바로 아내에게 다가가 도움을 주며 함께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의 소중한 시간이 다시 이어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아내는 그 미역국을 완성했고, 남편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그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습니다. 그 맛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일상이지만,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줍니다. 잊혀진 기억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그 기억을 되살려 줄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