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바닷가에 도착한 순간,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기분을 한층 상쾌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는 묘한 기분은 좀처럼 잊을 수 없었다. 해변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왠지 모르게 오싹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해변가를 따라 걷다 보니, 파도 소리와 함께 들리는 속삭임 같은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친구들과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우뚝 솟아 있었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바위 그림자가 길어지면서 더욱 음산하게 느껴졌다.
이내,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친구들은 모닥불을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나는 갑자기 불안함이 엄습했다. 바닷가에 눈을 돌리니, 수면 위에 떠 있는 여러 가지 형체가 희미하게 보였다. 무언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바닷가로 다가가 보니, 그곳에는 그 어떤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바다의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어떤 힘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의 웃음소리도 점점 희미해졌다. 그들은 나를 잊은 듯, 모닥불의 따뜻함에 빠져 있었다. 나는 그들의 곁을 떠나 바닷가를 홀로 걷기로 결심했다. 파도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바다의 깊이와 어둠이 나를 감싸며,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였다.
결국, 이 바닷가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게 되었다. 오싹한 감정 속에서도 바다의 신비로움과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의 마지막 바닷가에서의 경험은 앞으로도 계속 나를 사로잡을 것이다. 언젠가 다시 돌아와 이곳의 오싹한 매력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