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타에서 여자인 척 해본 경험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특별히 감정적으로 힘든 날이면 더욱 그랬다. 그저 익명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어떤 댓글들이 달릴지, 누가 나를 진짜로 이해해줄까 하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어느새 그 기대는 우울함으로 바뀌었다. 그 안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이다. 남자라는 정체성을 숨기고 여성의 감정을 가장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자로서의 고민이나 어려움을 이야기하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었다.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위안을 얻었다.
하지만 동시에, 진짜로 여성이 아닌 내가 이러한 감정을 나누는 것이 맞는가 하는 고민도 생겼다.
결국엔 내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혼란이 커져갔다. 익명의 공간에서의 소통이 나에게 위로가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이런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감정은 성별을 초월할 수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의 시작이라는 점이었다.
그 후로는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익명성을 넘어, 누군가와 진정으로 연결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 아픔을 공유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진정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런 체험은 나에게 큰 교훈이 되었다. 감정을 나누는 것, 서로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다.
인생의 여러 고비마다 이렇게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잊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