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나는 스스로를 악마의 후예라고 믿으며
악마 소환 의식을 시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소환의식이 막 끝난 직후에 친구에게서
“강아지가 새끼 낳았어! 데려갈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순식간에 들뜬 나는 악마가 개의 탈을 쓰고 온 것이라며
부모님을 설득해 강아지를 데려오기로 했다.
그래서 내 품에 안긴 아키타견 강아지에게 “메피스토필레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부모님과 할머니가 “메피”라고 부를 때마다
나는 부끄러움에 가슴이 막혔지만, “틀려! 메피스토필레스야!”라고 정정했다.
무언가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메피스토필레스는 여전히 할머니와 함께
힘차게 산책을 나간다. 할머니가 밖에서
“메피스토필레스~”라고 부를 때마다
나는 옆에서 쑥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이름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음을 느낀다.
이제는 메피스토필레스가 나의 중2병 시절의 상징이자,
그때의 순수한 상상을 떠올리게 해주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결국, 악마의 후예가 아닌, 사랑스러운 반려견으로서의 삶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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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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